뇌내망상...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아는 여동생이 있다. 이 여동생은 몇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인데 가끔씩 만나서 내가 밥을 사준다. 이번엔 이대 골목 속에 있는 이탈리아 비스트로에서 마르게리따인가를 먹자길래 갔다. 싱거운 피자를 먹고 나와서 값을 치렀다. 맛은 싱겁지만 가격은 결코 싱겁지 않다.

이 동생과 영화를 보려고 영화관에 갔다. 아직 영화가 시작할 시간이 많이 남아서 동생과 함께 아랫층의 옷을 구경했다. 동생은 옷을 참 좋아한다. 이것저것 이쁘다, 이 정도면 싸다. 어울리냐 라고 이야기해서 이쁘다, 싸다, 어울린다 등의 말을 해주고 동생이 그 옷을 사길 기다렸다. 동생은 이쁜 옷이 많은데 하나도 사지 않았다. 요새 지갑 사정이 안좋은 모양이다.

영화를 봤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면 영화를 안본다. 보고 나왔다. 재미있었다. 동생과 카페에 갔다. 나는 여자와 함께가 아니면 카페를 가지 않는다. 가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동생은 데이트 강간에 대한 화제를 꺼냈다. 나는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근데 왜 데이트 강간의 이야기를 계속 하는건데? 그래서 묽은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에스프레소만큼 찐한 비용을 치르고 동생과 함께 지하철로 갔다. 이대는 우리집과 동생집에서 멀기 때문이다. 참고로 동생은 이대생이 아니다. 아무튼 가다 참을 수 없는 복통을 느껴 동생을 먼저 보내고 좁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해결하고 집으로 향했다.

동생과 그 후로 별로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는다.

나도 이래저래 할 일이 있고 나름대로 반한 여성이 있어서 내쪽에서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근데. 왜 만났었던 걸까?

by TAKUO | 2008/08/13 23:54 | 일기, 잡담 | 트랙백 | 덧글(0)

부유함

지금 가장 유용하게 쓰고있는건 전자사전이야. 전자사전의 가격이 비록 지른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지만, 도착할때까지 두근두근하는 마음은 없었어. 반대로, 두근두근하게 한건 몇 개월전에 산 NDS인데, 집에서 굴러다닐 정도로 하질 않아. 게임기가 게임을 할때 보다, 사러가거나 도착을 기다릴때 더 즐겁다는건 알려진 사실이야.

부자가 된다는게 가끔씩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기도 해. 난 어렸을때 장난감을 좋아했어. 지금 그걸 수십개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가졌지만, 사고싶다곤 생각하지 않아. 내가 지금 사고 싶어하는건 자동차나 손목시계 같은건데, 그걸 산다 해도 NDS같이 굴러다니지 않을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 만약 50대가 되어 부자가 된다 하더라도 내가 자동차를 갖고 싶어할까? 역시 이것도 장담 못하겠어. 나는 꽤나 변덕스럽나봐.

태국에 여행갔을때, 거기 사람들은 한국인이 부자라 행복할 거라고 했어. 별로 그렇지도 않은데 말야. 내가 그 사람보다 좋은걸 먹고 좋은걸 입는건 사실이야. 근데 나는 그들보다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부유함이 행복 그 자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행복의 한 길일지는 모르겠지만 명성만 못한 것 같아. 실은 다들 상대방이 부자가 되려고 하는 마음을 갖게하는게 서로에게 사정이 편리해 그런게 아닐까. 부유함이란 희소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거 아닐까? 모두가 가져도 별로 행복하지 않을 물건들을 조금씩만 포기하면, 때로 큰 불행을 가져오는 부자기 가지는 권력이 크게 줄어들 것 같애. 설마, 모두가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게,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권력 때문인 거야?

by TAKUO | 2008/08/07 19:43 | 일기, 잡담 | 트랙백 | 덧글(0)

그 애니가 철학적인건 알겠는데, 그래서?

특정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상품으로써 성립하기 위해서는 여러 매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캐릭터의 매력, 액션, 이야기 등등의. 그 기본적 매력이 바탕이 되어야 돈을 내고 그 돈으로 제작자들이 애들 대학도 보내고 그러는거다. 그런데 작품이란건 그 구조상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철학적인 테마가 있을 수도 있고, 여러 스탭들의 노력의 산물인 새로운 표현 기법이 엿보일 수도 있고 아무튼 그렇다. 이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도 마찬가지라서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단순한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유이다.

그렇다곤 해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먼저 상품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에는 변할 것이 없다. 그런데도 내가 싫어하는 오덕들은 그런 애니나 만화가 마치 예술작품인 듯 이야기 한다. 캐릭터의 매력이나 액션같은 원초적인 자극은 애초에 관심도 없이, 오로지 그 만화나 애니가 철학적인 테마를 바탕으로 만들어 진 것처럼 떠벌려댄다. 1차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오락용으로 감상해 놓고서는 마치 지식인인양 떠벌리는건 구역질나는 짓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칭찬하는 것은 좋으나, 그네들이 그런 철학적인 테마 같은것 오로지 하나 때문에 그 애니나 만화를 보는것 처럼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락은 오락일 뿐이다. 하지만 그 오락을 통해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무거운 테마를 가볍게 접할 수 있다면 그건 횡재를 한 거고 오히려 장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다만 그 오락이 오락으로써 성립하기 때문에 오덕이 보는거지, 테마를 성립시키기 위해서 오락성을 과감히 버린다면 오덕들은 쳐다보지도 않을거다. 그러면서 오덕이 그 오락을 다른 예술작품과 견준다면, 나는 그 오덕이 싫어질 수 밖에 없다.

by TAKUO | 2008/07/16 15:09 | 일기, 잡담 | 트랙백 | 덧글(5)

lab: 0213

지랄같은 인생을 살다보면 책 한잔 두잔 정도도 그리워 진다. 그런데 이 책들또한 다만 지랄같은 순간이 있으니, 그 지랄같은 책은 작업을 위해 읽는 원서 되시겠다.

요새 한국어로 된 책을 읽은지 오래됐다.

섹시 다이너마이트한 몸매의 작가인(루소 베네딕트 보다 이쁘다!) 리 하퍼의 to kill a mocking bird에서 시작해서 

무라카미 류의 반도를 나와라를 거쳐,

지금 손에 든 것은 노숙자들의 영역싸움을 르포타주 형식으로 그려낸 the0 devil wears prada되시겄다.

죄다 공부를 위해서 읽는거니 어느새 향기 그윽한 콜롬비아산의 우지녹차가 제철소의 새빨간 혀를 날름거리는 쇳물로 바뀌어 내 내장을 곱창구이로 만들고 있다. 내 시신경의 마디들이 실타래처럼 꼬이고 몸은 수은을 머금은 솜같이 무겁기만 하다. 그리고 내 뇌는 납으로 된 듯이 탁한 빛을 뿜고 만지면 손에 검은게 묻어난다. 이런 정신상태가 되어서 무슨 부귀영화를 자손 천대만대 누리려고 이리 고된 몸에 채찍질을 해서 나아가는가? 이럴바엔 차라리 페치카에 머리를 박고 엉덩이 구멍에 풀무질을 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는가? 이 글이 트랜스 상태에서 쓰여진 걸 아는가? 지금은 1시 57분이다. 뉴욕 시장에서 기름이 100달러 이상 거래된 것은 히로스에 료코가 싱글시디를 발매했기 때문이다.

ㅈㄱㅎㅇㅇㄱㄴㅇㅁㄷㅁㄺㅇㄷ

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0000000000000000011111111110000011110010100110100010100010101011110001010

by TAKUO | 2008/07/15 02:00 | 취미 | 트랙백 | 덧글(0)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그 작가

약칭 시달소. 작가는 일본 SF거장인 츠츠이 야스타카씨다. 츠츠이 야스타카씨는 약 40세의 나이스 미들로, 연기자이기도 하며,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더불어, 우리 할아버지, 에디푸스의 연인, 파프리카 등 일련의 가슴 따뜻한 일상적인 생활에 약간의 SF적인 요소를 결합해서, 다른 일본 SF작가들인 코마츠 사쿄우, 히라이 카즈마사, 호시 신이치들처럼 남자에게 인기가 있기보단 특히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작가이기도 하다. 최근의 작품으로는 은령의 끝, 텡구가 남긴 글 등이 있는데, 그 가슴 따뜻해지는 작풍은 여전하다.

... 라는 이야기는 몽땅 거짓말!

이 블로그에 올린 은령의 끝이라는 동 작가 소설의 줄거리를 들자면, 저출산율과 노령인구의 증가로 높아만지는 노인복지 비용이 국가 예산을 압박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는데, 그 법은 몇년간 한번씩 각 구역에서 노인들이 서로 죽이는 배틀로얄을 벌여 살아남은 한 사람에게 생존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노인들로, 물론 가지가지 함정과 액션으로 죽고 죽이는 생지옥이 펼쳐진다.

원래는 이런 작가다!! 농민들이 땅부자가 되서 달나라 여행을 갔다 외계인이랑 친해져서 술잔치를 한다는 단편도 있다.

동 작가의 단편집이 몇권 국내에 나와있으니 그 뽀스를 느껴 보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느껴보라.

영화에 대해서 말하자면, 마코토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고, 치아키와의 이별은 안타까워 남몰래 눈을 훔쳤다.

... 라는 이야기도 몽땅 거짓말! 

같은 장면을 많이 쓰고, 움직임도 별로 없고, 세부묘사도 얼마 없으니 돈은 많이 굳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다만 오해는 마라. 이 영화가 나쁜게 아니라 내가 나쁜거다. 이유는 요새 평가적인 시선으로밖에 작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멜로나 연애물이 그런데, 감수성이 팍팍 죽어가서 이야기 자체보다는 카메라 워킹이나 표현 기법에 먼저 시선이 간다. 최근 계속 영화관에서 만족을 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오늘에서야 그런게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요는 피도 눈물도 없는 파충류 스페이스 코브라가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좀 피곤해진 것 같다는 거다. 삶이 지치면 영화감상도 작업이 된다.  

by TAKUO | 2008/07/15 01:44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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